2008년 04월 27일
워싱턴, 탈북 난민 인권을 위한 시위
관련링크: 재미탈북인들의목소리 2008년 1월
http://www.nkfreedom.org/ North Korea Freedom Coaliation 이라는 북한인 인권운동을 위한 단체가 주최하는 시위가 2008년 4월 26일 (토) 워싱턴 디씨의 커텍티컷 애브뉴에 위치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정오부터 오후 세시까지 세시간 가량 열렸다. 근래에 워싱턴 포스트와 지역 중앙일보에서 이 단체에 관한 기사가 있었다. 토요일이라서 아이들을 데리고 시내 뮤지엄에 가기위해 메트로에 올랐는데 마침 누군가가 시위행사에 가기위한 피켓을 가지고 이동하고 있는 것이 보였고, 그래서 그들과 함께 움직이게 되었다. 서로 상대방에 대해서 잘 모르는 가운데 영어로 대화를 나누다 나중에야 서로 '한국인/한국계' 라는 것을 발견하고는 기꺼운 마음으로 한국어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수있게 되었다. (워싱턴에서 살다보면 우리는 이따금 상대방이 한국인처럼 보여도 중국인이나 다른 아시아계 사람일지도 모르므로, 그리고 한국계라도 한국어를 못할수도 있으므로 확실한 '한국어 사용자'라고 인지 하지 않을경우 영어로만 대화가 진행되기도 한다. 그러다가 양측이 한국어사용자라고 판단되면 훨씬 허심탄회하게 '한편'이 되고 친구가 되는 편이다. 전철에서부터 우리들은 '일행'이 되어 함께 지도를 보고 낯선 길을 찾아 서로 인도하게 되었다.
이번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진 단체들, 단체 회원들 대표들: 한국인, 미국인. 한국인들은 대개 목사, 전도사등 기독교 신앙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보였다. (나처럼 신앙에 연결되지 않은 자발적 민간인의 단체도 있다면 좋을것이다.)
- 탈북자들
-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진 재미 한국인/한국계들 : 이들중 다수는 '교회소속' 신도들로 보였다. 아무래도 미국사회에서 한국인들이 단체행동을 하거나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교회' 혹은 '신앙공동체' 중심으로 움직여지기 때문일것이다.
-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진 재미한국인/한국계가 아닌 미국인들
- 지역 언론매체
이 행사가 '중국대사관'앞에서 진행된 것은 (나는 아직 못보았지만) 최근에 비디오나 동영상을 통해서 중국당국이 북한의 탈북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사건이 있었던 것 같고, 중국당국의 이런 처사에 대하여 비난하기 위해서 장소를 주미 중국대사관으로 잡은듯하다.
회장 혹은 대변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행사 전반을 소개한후, 직접 중국에서 탈북 난민들의 도피를 돕는 현지 활동가들 (대개 선교 목적으로 활동하는 목사들)이 현지 사정을 고발하는 시간을 가졌고, 그리고 직접 탈북한 사람들의 통곡에 가까운 체험담이 이어졌다. 두시간쯤의 행사가 진행된 후에는 중국대사관에서 한국대사관 정보관까지 왕복하는 시위 행진을 했고, 오후 세시에 해산하였다.
현장 스케치
메트로에서 발견한 북한 인권 관련 행사 포스터: 한국계 학생이 행사에 가기 위해 집에서 만든 것이었다. 이 학생은 친구인 미국인 학생 두명과 함께 행사장으로 가고 있었다. 그 친구들은 '친구따라 강남'가는 케이스로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갖고 친구따라 행사장에 가던 중이었다. 한국계 학생 한명이 한국계가 아닌 친구들에게도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동참하도록 설득한 셈이다. 한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킬수 있는 원리는 이 작은 예에서도 찾아볼수 있다.

중국대사관 앞 작은 공원 중앙 (행사장 중앙)에 걸린 현수막.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 국경 나이 성별을 초월하여 한가지 '북한의 인권보호'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중국 대사관

길건너편에서 바라본 시위대. 시위대 뒷편의 작은 숲이 오늘의 행사장이었다. 일부는 길거리를 향해 피켓을 흔들어보였고, 나머지는 숲속에서 공식행사를 하는 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시위에 뜻을 함께 하는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리는 식으로 동참하였다.

네명중에서 왼쪽에서 두번째 서양여자가 워싱턴 포스트나 이지역 한국어 일간지에서도 본적이 있는 북한인권보호단체 회장 (혹은 대변인)으로 보인다. 나머지 세사람은 최근에 난민자격으로 미국에 온 일가족이다.
이 일가족의 사연이 한국어/영어로 소개가 되었다. 엄마와 두 딸이다. 두딸중의 한명이 가족 이야기를 했고, 한국인이 즉석에서 영어로 통역하였다. 대략 정리하자면, 북한에서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그리고 여섯 남매가 살았는데, 현재 살아남은 사람은 이 세사람 뿐이다. 나머지 가족들은 탈북하였다가 잡혀가서 온몸이 부서지도록 맞아 죽었거나 (아버지가 그렇게 돌아가셨다고 한다), 굶어죽었거나 (할머니와 동생들), 중국에서 인신매매범에게 팔려가서 소식이 끊겼거나 (언니) 그런식으로 죽고, 없어지고, 엄마와 두명의 딸만 생존하여 탈북 십년만에 미국땅을 밟게 되었다고 한다. 지난 3월에 미국에 입국하였다고 한다. 탈북 십년만에.

위에 소개된 탈북 '엄마'와 '북한 예술단' 출신 여성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시위행렬중 흰저고리 검정치마를 입은 사람들은 '북한 예술단'이라는 이름표를 목에 걸고 있었다. 북한예술단 출신 탈북 망명자들인것 같았다.

'북경오륜 결사반대' 탈북 난민들의 인권을 제대로 지켜주지 않는 중국정부의 태도에 대항하여, 인권을 지켜주지 않는 중국 북경 올림픽에 반대한다는 피켓도 보인다. 하지만, 이 행사에 참가했던 미국인들중에는 시위의 촛점을 북한 인권, 북한 난민 인권보호에 맞춰야하는 것이지 올림픽 보이코트까지 주장하면 논점이 흐려진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람들도 있었다. 주최측이 참가자들에게 나눠준 홍보물중에는 김정일에 협조한 '김대중'씨를 비난하는 문구도 있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나도 반대 의견이었다. 노벨 평화상까지 받은 한국의 인물을 이 시위에서 비난해서 '득' 볼것이 무엇이 있단 말인가? 시위를 통해 '우리편'을 더 확보해야 하는 것이지, 오히려 배타적인 태도나 언행을 해서야 효과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나 역시 '김대중 비난'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니까, 우리들은 집회에 참여하면서도 집회 자체의 문제도 자유롭게 사람들과 토의하고 그랬다.

제법 심각한 표정의 지홍이

행진하며 행사 요원과 토론중인 지홍이. 사진 오른쪽 끝의 자주색 셔츠를 입은 여성은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하여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다섯시간을 운전하여 왔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녀가 극렬 인권운동가도 아니고 우연히 이 행사 홍보물을 봤는데, 자신도 꼭 참가하고 싶어서 왔다고 한다.

중국대사관에서 한국대사관으로 향하는 시위행렬. 정확히 말하자면 이날 우리가 간곳은 '한국대사관'이 아니고 한국대사관 소속 한국정보관이라고 할수 있다.



마침 한국대사관 정보관 건물 벽에는 지난주에 미국을 방문한 현직 대통령 부부의 사진이 크게 걸려있었다.

한국대사관 정보관에서의 집회를 마치고 다시 중국대사관 앞으로 돌아오는길, 지홍이가 활달하게 행사 진행자들이나 참가자들과 길거리 토론을 펼치던 반면, 생각이 깊은 찬홍이는 이런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반국가적' 행동은 아닌지, 해도 되는 것인지 생각이 많았다. 아무래도 찬홍이는 '시위'에 대해 어떤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듯 했다. '시위'는 부정적인가? 아니다. '시위'는 의사표시를 하기 위한 행사이다. 시위는 폭력인가? 아니다. 시위는 정치적인 의사표시를 하기위한 행동일 뿐이다. 폭력시위는 폭력이다. 그러나 정치적 의사표시를 위한 합법적인 시위는 건전한 행동이다. 우리는 의사표시를 하고 행동할수 있어야 한다.
"내가 옳은 일을 하는데 겁을 내거나 주위의 눈치를 살필 필요가 없지. 용기 있는 사람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시위를 하고, 목숨을 걸고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도 해. 나는 소심한 소시민에 불과하고 목숨걸고 의사표시를 하는 대단한 사람도 못돼. 하지만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때 주눅이 들 필요는 없어. 오늘의 시위는 평화적 정치행동이야. 옳은일을 할때는 겁을 내지 말아라. 우리가 아무리 작고 시시해도, 우리가 모여서 한목소리를 내면 세상이 조금은 달라지기도 해. 그것이 정치의 시작이야."

행사를 마치고 잠시 나무그늘에서 쉬는동안 탈북 이야기를 들려줬던 '두 딸'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탈북인들중에는 사진 촬영을 거부하는 분들도 있었다. 이분들은 신분노출에 대하여 두려워하는것으로 보였으므로 이경우 사진을 찍지 않았다. 이분들이 무사히 미국 사회에 정착하시길 빈다. 국경을 넘어, 외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는 북한주민들이 편안한곳에 안착하시길 빈다.

--Jimmy april 26, 2008
# by | 2008/04/27 08:17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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